2011년 11월 6일 일요일

[안양의 숨은 맛집] 순덕이네 - 제대로 된 순댓국과 머릿고기



[안양의 숨은 맛집] 순덕이네 순댓국 - 안양사람들은 다 바보다!!

안양의 맛집, 도시의 크기나 인구에 비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맛집의 수가 생각보다 작은 동네입니다. 해물탕으로 유명한 정호해물탕, 홍어로 에피큐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흑산도홍어집, 주당들과 에피큐어 사이에 화제를 모았던 평촌의 홀수선 정도... 딱히 손꼽히는 맛집이 금새 떠오르지 않는 동네입니다. 흑산도홍어집을 갈까? 하다가 제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숨은 맛집으로 생각을 해봤습니다.

올 초 선배의 작업실을 방문했다가 지금은 상권이 죽어버린 60~70년대 풍의 낡은 상가의 텅빈 공간에서 예전 시장의 풍경 그대로 순댓국을 팔고 있는 집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선배의 말로는 뭐 귀찮은데 가까운데서 순댓국이나 먹자고 했으니 당연히 별 기대를 안하고 먹었습니다. 약간은 꼬리한 특유의 육수에 양념다대기를 넣고 빨갛게 말아낸 순댓국...투박하고 서민적인 느낌 그대로의 순댓국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받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몰론 순댓국의 명가인 충남집, 경성집 이런데와 비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나름 순댓국 좀 한다는 집들에 비해 고기의 삶은 정도에서 느끼는 부들부들 쫄깃한 식감에 제대로 우려낸 육수에 매콤한 다대기를 푼 순댓국에 김치, 깍두기까지 제법 맛을 내는 집이었지요. 그러나 순댓국 한 그릇 먹자고 일산에서 혹은 서울에서 안양을 간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몰론 안양이란 동네는 정호해물탕이라는 저렴하면서도 나름 괜찮은 해물탕집이 있고, 나름 에피큐어들의 맛집 목록에 끼어 있는 흑산도홍어집, 별미 안주가 있는 홀수선이 있지만... 순댓국은 적어도 의외 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식당이라고 부르기 조차 민망할 정도의 인적이 끊어진 죽은 시장통에, 간판이라고는 메뉴판 위에 조그만 글씨로 상호인 순덕이네와 전화번호를 넣은 게 전부인 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기에는 예사롭지 않은 맛을 내는 집입니다.

선배를 포함해 지인들과 안양의 수리산을 다녀오면서 해물탕? 홍어?를 고민하다가 예전의 제 경험을 믿고 선뜻 그 순댓국집으로 정했습니다. 지독한 보이차 마니아인 선배의 선배 작업실에서 설명을 곁들인 귀하고 값 비싼 보이차 삼매경에 빠졌다가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저를 포함한 지인들이 서둘러 산행을 마치고 순댓국집을 찾았지요. 두 번째로 방문하지만 햇갈립니다. 나란히 두 집이 텅 빈 공간에서 순댓국을 끓이고 있는데, 선영이네라는 메뉴판 위의 글씨와 전화번호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아줌마 밥 따로 국 따로 주시구요. 머릿고기랑 막걸리도 주세요...?? 그냥 주는데로 먹지?? 그래도 정겨운 말투... 암튼 머릿고기가 나왔습니다. 감히 말씀드리지만 제가 먹어 본 머릿고기 중에서 삶은 정도나 특유의 부들거림과 적당히 쫄깃한 식감은 손에 꼽을 정도 입니다. 하물며 이 머릿고기가 단돈 5천원 이라는 사실은 계산을 하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무슨 순대도 그 정도의 가격은 할텐데... 새우젓 하나도 흔히 보는 순댓집의 그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지인들에게 폐가 될까 사진도 조심스레 찍다 보니 김치와 깍두기는 찍지도 못했습니다. 순대도 시키고 순댓국도 다섯 명이 하나씩 시켰습니다. 깍두기 가득가득 4접시에 김치 3접시, 새우젓 4접시... 거들 내겠다는 아줌마의 잔소리까지... 산행 후 식사라 배도 고팠지만 정말이지 훌륭합니다.

몰론 세련된 맛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지극히 순댓국의 전형을 보여주는 적당히 꼬리하고 구수한 맛에 다대기가 들어가 얼큰하고 게다가 맛깔진 새우젓을 넣어서 먹으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습니다. 계산을 하는데...성인 5명이 막걸리에 식사와 머릿고기와 순대 안주에 4만원?? 뭔가 잘못되엇다 싶어 머릿고기의 가격을 재차 물었는데, 단돈 5천원? 그렇다면...지금껏 돼지머리 가격이 올라서 울상이었다는 많은 순댓국집은 대체 무슨...?? 90년대 까지만 해도 3~4천원 하던 서민의 음식 순댓국이 지금은 8천원 하는 데도 있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의 가장 중심에 선 메뉴입니다. 술자리를 마치고 나오다가 다시 들어가 머릿고기를 포장했습니다. 두 가지의 이유... 일요일 가족들을 팽개친 가장으로서의 미안함과 예리한 혀 감각으로 유명한 딸의 평가를 받아 제대로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 입니다. 웃기지만 저 때문에 아이들은 징그러워 하는 개불이나 홍어에 순댓국도 잘 먹는 식구들 입니다. 집안에서 혀 감각으로 정평이 난 12살 짜리 딸을 비롯한 평범한 혀의 와잎까지 식구들의 평가는 심하게 후한 점수를 주네요. 한 술 더 떠 거기를 한 번 가보자고 할 정도입니다. 정말 안양사람들은 다 바보다? 라는 생각을 지울 수 가 없습니다. 식당이라 하기엔 허름한 노점 스타일의 순댓국집 이지만, 이 정도는 흔하디 흔한 순댓국으로 치부하기엔 꽤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등산이 목적이라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오지도 못했고 똑딱이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게다가 방해가 될까봐 잠깐 잠깐 찍다 보니 제대로 포코스는 맞췄는지도 모르겠고 김치나 깍두기는 찍지도 못했습니다. 다음 기회에 제대로 된 장비를 챙겨서 다시 방문할 생각입니다. 오래된 집으로 알고 있지만 주인은 한사코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아래 주소와 영업시간을 알아 내는데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순덕이네 (031-443-5373)
안양 만안구 안양동 434-3 명학상가 내
[ 안양6동 주민센터 인근 명학시장 명학상가 내 ]
11:00~20:00 매월 셋째주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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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3일 목요일

[춘천맛집] 춘천 3대 닭갈비집 중의 하나인 우성닭갈비



우성닭갈비 - 춘천 3대 닭갈비집 중의 하나로 꼽히는 곳

닭갈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약 1,400년전 신라시대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을 시작으로, 50년대 지금의 강원은행 본점자리에서 전라도 출신의 김씨라는 노인이 싼 닭을 이용해 처음 닭불고기집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60년대 춘천 명동의 어느 선술집에서 술안주로 팔던 돼지갈비가 떨어져 급하게 닭고기를 사다가 토막을 낸 후 양념을 하고 돼지갈비처럼 구워서 팔았는데 반응이 좋아 지금의 닭갈비가 되었다고도 하고 70년대 초 요선동에서 처음 시작했다는 말도 있다. '닭갈비'란 말은 원래 홍천에서 먼저 사용되었고 그 홍천의 닭갈비는 냄비에 육수를 넣고 닭요리를 한 것으로, 홍천과 태백에서 지금도 이 음식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춘천의 닭볶음 요리와는 차이가 있다. 진위야 어떻게 되었던 당시 춘천은 양축업이 성했고 도계장이 많아 닭고기의 공급이 원활하여 군인들과 대학생들 사이에 값싸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서민의 음식으로 '대학생갈비' '서민갈비'로 불리며 닭갈비가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숯불이나 연탄불에 석쇠를 얹어 선술집에서 술안주 대용으로 등장했던 숯불 닭갈비가 70년대 부터 명동 닭갈비골목을 중심으로 4개 업소(우미, 육림, 뚝배기집, 대성)가 본격적으로 닭갈비요리를 시작하면서 양을 늘리기 위해 갖은 채소를 사용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를 띠게 되었으며, 90년대에 지금의 철판이 등장하며 대중화가 되었다는 것이 비교적 정확해 보인다.(에피큐어)

봉포머구리집의 물회로 속초 여행을 마무리하려 했습니다만, 게으런 지인들의 결정으로 설악산 단풍구경을 갑니다. 그것도 오는 길에서도 봤던 미시령 구길을 택해 잠시 울산바위를 촬영하고 감상하는 정도로 하고 꼭대기 휴게소의 커피가 더 땡기는 모양입니다. 아무리 봐도 실증나지 않은 울산바위의 풍광을 뒤로 하고 꼭대기 휴게소로 향하는데, 어? 폐업 했습니다. 새길이 뚫리면서 손님이 뜸하니 예상은 했습니다만 아쉽네요. 저 빈 공간을 예술인들의 작업실로 임대를 하면 좋은 작업이 나올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게으런 중생들에게 딱인 백담사로 향합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아주 손쉬운 방법에 최상의 단풍관광으로 안성맞춤 입니다. 상상 이상의 소박한 절 풍경에 비해 백담사 앞 넓은 계곡에 소원을 빌면서 투박하게 쌓은 돌탑의 무리는 장관을 이룹니다. 내년 장마철까지는 잘 유지가 되겠지요. 마치 유명 작가의 설치미술을 보는 듯 꽤 인상적이고 각자 소원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압권입니다. 근사하게 카메라에 담으려 해도 붐비는 사람들로 불가능하지만 암튼 백담사의 명물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 주변을 기웃거리는 두 마리의 야생 멧돼지와 함께 말입니다.

1박2일의 가을 속초 여행을 마무리 하고 귀경길에 춘천에 들러 우성닭갈비로 향했습니다. 닭갈비의 고장 춘천에서는 우성닭갈비, 통나무닭갈비, 1.5닭갈비를 춘천을 대표하는 3대 닭길비집으로 회자됩니다. 닭갈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제 혀가 어떤 반응을 할지 궁금합니다. 맨 처음 등장하는 동치미 국물이 꽤 훌륭합니다. 적당한 단맛과 알싸한 맛이 일품이구요. 이어 등장하는 닭갈비는 얼핏 보기에는 서울의 닭갈비와 별 차이가 없지만 특유의 부드러운 육질을 유지하는 나름의 비법은 있는 듯 합니다. 다 먹고 나서 밥을 볶기전에 긁어내는 기름이 눌은 새카만 부분이 마치 시트지 처럼 반질반질하게 일어날 정도인데, 이 부분에 비법이 숨어 있는지는 정확치 않으나 대부분의 닭고기가 퍽퍽해서 싫어 했는데 정말 부드러움이 남다르구요. 적당히 야들야들 쫄깃한 식감도 괜찮습니다. 6명이 5인분을 시켰는데 넉넉할 정도로 양도 많구요. 대단한 감동은 아니지만 평소 닭갈비를 즐기지 않으시는 분들도 꽤 괜찮다는 평을 하기에 충분한 맛입니다. 다진마늘과 생강, 양파, 고춧가루, 설탕, 간장, 맛술 등 10여 가지의 재료를 사용해 12시간 재운 뒤 손님상에 낸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특유의 부드러움에 좋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원조집 다운 나름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는 듯 합니다. 마지막의 볶음밥도 꽤 좋습니다만 저는 동치미가 아주 훌륭하다는 생각인데 적당한 단맛과 알싸함의 밸런스가 꽤 훌륭합니다. 포스팅을 정리하기도 전에 주변 또 다른 지인이 춘천이라고... 그 닭갈비집이 궁금하다고 전화가 옵니다.



2011년 10월 30일 일요일

[속초별미] 송이해장국을 아시나요?



궁중해장국 - 자연산 송이 향이 일품인 송이선지해장국

어제 점심 섭죽마을에서 만장일치로 엄지를 치켜 세운 지인들과 낚시로 잡은 잡어와 속초중앙시장에서 구입한 방어, 오징어, 자연산 골뱅이로 새벽 4시까지 술자리를 가지고 아침 해장국으로 찾은 곳은 자연산 송이가 들어간 해장국으로 에피큐어(식도락가, 미식가)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던 궁중해장국입니다. 일행 중 낚시에서 1등과 나머지 게임으로 정한 두 명은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조식(뷔페)을 하고 나머지는 복불복(福不福)으로 라면을 먹어야 했지만, 두 명을 잘 설득하여 저렴한 해장국으로 하기로 하고 찾은 집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맛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비싼 리조트의 식사를 주저 없이 선택할 것입니다. 몰론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그래도 속초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를 놓칠 수는 없었고, 평소 맛있는 집이 아니면 차라리 라면을 끓이겠다는 게 신념인 저로서는 설사 게임에 이겼다고 해도 식사권을 양도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식사권에 당첨된 지인 중 어제 섭죽마을에서 맛을 경험한 한 후배가 식사권을 양도하려 했지만 어제의 감동 탓일까요? 아무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제대로 된 맛집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리조트 뷔페식을 선택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구요.

그렇다면 이 집은 어떤 맛일까요? 일단 이 집을 처음 찾는 분이라면 입구에서 당황하게 될 것입니다. 궁중해장국 간판을 단 해장국집이 두 집이 있습니다. 바라보는 방향에서 오른쪽은 본가 궁중해장국, 왼쪽은 원조 김정숙 궁중해장국 본가, 간판이 긴 만큼 사연도 길지만 암튼 좌측의 원조 김정숙을 찾으시면 됩니다. 칼칼하지 않은 순한 맛의 선지해장국에 송이의 향이 절묘하게 어울어진 해장국입니다. 원래는 양양에서 채취한 자연산 송이를 사용합니다만, 아시다시피 올 해는 자연산 송이가 귀합니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중국 자연산 냉동 송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향 나쁘지 않습니다. 중국산은 무조건 나쁠거라는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촬영하는 동안 게임에 진 지인들이 송이 향에 대해서 감탄을 시작합니다. 참 많이 변했습니다. 뭐 귀찮게 가까운데 아무데나 들어가면 그만이지 메뉴도 같은데... 하던 사람들 입니다. 이제는 맨날 만나서 술만 먹지 말고 같이 식도락을 하자고 제안하기까지 합니다. 또 다른 지인은 이 참에 춘천으로 가서 닭갈비까지 먹고 가자고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도 합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선택한 저렴하고 평범한 메뉴 일지언정 제대로 된 식도락은 맛에 문외한 주변인들을 변화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니 변화라는 표현 보다는 개화(開化) 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 모릅니다.

몰론, 이 집이라고 해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틀전 맛집이 없다는 오산에서 고민 끝에 방문했던 칼칼한 새말해장국과 비교하면 칼칼한 맛을 빼도 국물의 임팩트나 국물이나 콩나물에 비해 양, 내장의 양에서는 다소 비교가 됩니다. 송이를 뺀다면 가격대비 만족도는 새말해장국에 손을 들고 싶을 정도입니다. 선지의 찰진 맛도 새말이 더 좋구요. 궁중해장국의 경우 선지의 양은 정말이지 제일 넉넉합니다. 왠만한 두부 한 모 정도의 크기가 들어 있습니다. 뭐 개인차가 있으니 두 집을 비교해 어디가 더 낫다는 표현은 못하겠습니다만, 송이가 들어간 해장국이라는 특색이 이 집을 해장국 명가의 반열에 올렸다고도 봐야 겠지요.

[속초별미] 송이해장국을 아시나요?



궁중해장국 - 자연산 송이 향이 일품인 송이선지해장국

어제 점심 섭죽마을에서 만장일치로 엄지를 치켜 세운 지인들과 낚시로 잡은 잡어와 속초중앙시장에서 구입한 방어, 오징어, 자연산 골뱅이로 새벽 4시까지 술자리를 가지고 아침 해장국으로 찾은 곳은 자연산 송이가 들어간 해장국으로 에피큐어(식도락가, 미식가)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던 궁중해장국입니다. 일행 중 낚시에서 1등과 나머지 게임으로 정한 두 명은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조식(뷔페)을 하고 나머지는 복불복(福不福)으로 라면을 먹어야 했지만, 두 명을 잘 설득하여 저렴한 해장국으로 하기로 하고 찾은 집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맛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비싼 리조트의 식사를 주저 없이 선택할 것입니다. 몰론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그래도 속초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를 놓칠 수는 없었고, 평소 맛있는 집이 아니면 차라리 라면을 끓이겠다는 게 신념인 저로서는 설사 게임에 이겼다고 해도 식사권을 양도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식사권에 당첨된 지인 중 어제 섭죽마을에서 맛을 경험한 한 후배가 식사권을 양도하려 했지만 어제의 감동 탓일까요? 아무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제대로 된 맛집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리조트 뷔페식을 선택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구요.

그렇다면 이 집은 어떤 맛일까요? 일단 이 집을 처음 찾는 분이라면 입구에서 당황하게 될 것입니다. 궁중해장국 간판을 단 해장국집이 두 집이 있습니다. 바라보는 방향에서 오른쪽은 본가 궁중해장국, 왼쪽은 원조 김정숙 궁중해장국 본가, 간판이 긴 만큼 사연도 길지만 암튼 좌측의 원조 김정숙을 찾으시면 됩니다. 칼칼하지 않은 순한 맛의 선지해장국에 송이의 향이 절묘하게 어울어진 해장국입니다. 원래는 양양에서 채취한 자연산 송이를 사용합니다만, 아시다시피 올 해는 자연산 송이가 귀합니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중국 자연산 냉동 송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향 나쁘지 않습니다. 중국산은 무조건 나쁠거라는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촬영하는 동안 게임에 진 지인들이 송이 향에 대해서 감탄을 시작합니다. 참 많이 변했습니다. 뭐 귀찮게 가까운데 아무데나 들어가면 그만이지 메뉴도 같은데... 하던 사람들 입니다. 이제는 맨날 만나서 술만 먹지 말고 같이 식도락을 하자고 제안하기까지 합니다. 또 다른 지인은 이 참에 춘천으로 가서 닭갈비까지 먹고 가자고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도 합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선택한 저렴하고 평범한 메뉴 일지언정 제대로 된 식도락은 맛에 문외한 주변인들을 변화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니 변화라는 표현 보다는 개화(開化) 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 모릅니다.

몰론, 이 집이라고 해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틀전 맛집이 없다는 오산에서 고민 끝에 방문했던 칼칼한 새말해장국과 비교하면 칼칼한 맛을 빼도 국물의 임팩트나 국물이나 콩나물에 비해 양, 내장의 양에서는 다소 비교가 됩니다. 송이를 뺀다면 가격대비 만족도는 새말해장국에 손을 들고 싶을 정도입니다. 선지의 찰진 맛도 새말이 더 좋구요. 궁중해장국의 경우 선지의 양은 정말이지 제일 넉넉합니다. 왠만한 두부 한 모 정도의 크기가 들어 있습니다. 뭐 개인차가 있으니 두 집을 비교해 어디가 더 낫다는 표현은 못하겠습니다만, 송이가 들어간 해장국이라는 특색이 이 집을 해장국 명가의 반열에 올렸다고도 봐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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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속초별미] 섭(자연산 홍합)해장국의 지존 - 섭죽마을



섭죽마을 - 속초의 별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섭해장국

지인들과 가을 낚시 겸 1박2일 나들이를 속초로 가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휴가를 가자는 이야기에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속초의 맛집들 중에서 첫번째 방문지입니다. 강원도에서는 섭, 담치, 경상도에서는 합자, 열합 등으로 불리는 자연산 홍합인 섭을 이용해 끓인 죽과 해장국으로 명성을 얻은 집입니다. 사새목 홍합과의 섭은 피부를 매끄럽게 가꿔준다고 하여 중국에서는 동해부인()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늦봄에서 여름사이의 산란기에는 맛이 떨어지고 '삭시토닌(Saxitoxin)' 이라는 독소가 있을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게 좋으며 늦겨울에서 초봄이 가장 맛이 좋구요. 빈혈, 허약체질, 식은땀, 현기증, 음위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섭죽은 주로 흰죽으로 나오지만 현지인들은 고추장을 푼 얼큰한 죽으로 많이 찾는다고 하니 주문시 요청하면 되구요. 해장국은 고추장을 푼 얼큰한 스타일의 속풀이로 그만인 해장국입니다. 진한 섭 향이 고추장과 어울려 얼큰함이 일품입니다. 같이 동행한 지인들이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그림쟁이들이라 음식을 가리지 않습니다. 맛에 대한 관용이 과하게 너그럽다는 표현이 더 맞을까요? 손님이 많으면 옆집으로 가면되고 맛집? 그게 그거, 그 맛이 그 맛? 아닌가? 할 정도로 맛에 대해 문외한 지인들과 함께 한 자리라 그 들의 반응이 사뭇 궁금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모두 엄지를 치켜 세웁니다. 맛에 대한 중심을 잡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메뉴별로 가장 유명하다는 집들을 먼저 방문하고 나면 미각의 기준이 비교적 분명해 집니다. 별 특징없는 식당들을 맛집이라고 자신의 블로거에 올려대는 많은 일반인들은 그 이상의 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과오일 뿐 그 이상의 맛을 접하게 되면 기준은 비교적 쉽고 명확하게 정리가 됩니다. 덕분에 소중한 지인들이 이 번 속초의 1박2일 동안 얼마나 변할지가 사뭇 기대가 됩니다. (뒷편을 계속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이 집은 섭 외에도 민들조개로 불리는 째복으로도 유명하구요. 홍게로도 알려졌지만 매스컴에서만 이 집의 홍게에 대해 호들갑을 떨었지 에피큐어(식도락가,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냉랭합니다. 가급적 이 집은 섭으로만 생각하시고 섭에 독소가 생기는 5~9월까지는 째복으로 하시면 누구든 가격대비 만족도가 훌륭한 곳으로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번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런 맛을 보여준 곳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같이 동행했던 지인들이 몇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는 걸 보면 분명히 별 세개 기준으로 보면 별 둘은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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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홍대맛집] 초마 - 첫 방문의 기대치?

초마 - 불맛에 비해 평범한 면발의 아쉬움

평택 영빈루의 손자가 운영하고 있는 홍대 앞의 초마. 평택 영빈루의 프리미엄을 직 간접적으로 톡톡히 누리고 있는 집으로, 에피큐어들 사이에 회자되며 화제가 되었던 집입니다. 평소 무척이나 궁금했는데, 방문 후 쉽게 포스팅을 작성할 수 가 없습니다. 단 한번의 방문으로 맛에 대한 평가를 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를 뿐 아니라 기대치에 비해 내 자신도 딱히 명쾌한 감동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방문 후 2개월이 더 지났지만 불맛과 채 썬 돼지고기의 정성? 이 정도의 느낌 외에는 아직 솔직히 답을 내리기도 글을 쓰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서울에서 이 정도의 짬뽕맛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는 만족하지만 영빈루의 그것과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특히 덜 삶아진 면발은 당황하기에 충분했지만 내가 방문한 시점의 기복 정도로 그냥 넘기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에 대한 그 간 믿을만한 방문자들의 진정성 있는 포스팅을 보면 이 정도는 아닐텐데? 기대치가 너무 큰 탓일까요?? 조만간 다시 한 번 방문하고 나면 초마 짬뽕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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