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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겨울별미] 동해안의 별미 못난이 생선들

[식도락 여행] 겨울이 제철인 동해안 별미 생선탕

여행을 하면서 눈 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풍경의 생경함에 여유로움과 휴식을 맡기는 일이 여행의 묘미지만, 그 생경함이 익숙해지면서 무언가 아쉬음을 느낀다면 그것은 미처 준비하지 못한 한 가지, 그 지역만의 별미가 여행에서의 꽃이자 여행의 완성이 아닌가? 여행과 휴식이 주는 정신적 달콤함 그 다음의 즐거움은 뭐니 뭐니 해도 혀의 미뢰에서 느끼는 즐거움인 식도락이다. 겨울 한 철에만 맛볼 수 있는 계절별미, 전문점의 등장으로 일년 내내 맛볼 수 있지만 유독 겨울 산란기에 더 맛있는 제철별미인 못난이 생선들의 별난 맛으로 2011년을 정리하고 2012년 새해를 맞이 해 보는 것은 식도락 여행의 묘미를 아는 자만이 누리는 특권이 될 것이다.

도치 [Pacific spiny lumpsucker]와 뚝지 [smooth lumpsucker]

쏨뱅이목 도치과의 바닷물고기로 심통맞게 생겼다고 하여 '심퉁이' 또는 '씽티'로 불리기도 하는 데 같은 쏨뱅이목 도치과의 뚝지와는 약간 다르지만 바닷가에서는 이를 구별하지 않는다고 한다. 살이 두툼하고 산란기인 겨울이 제철이며 지방이 적은 살은 담백하고 톡톡 터지는 알이 유독 맛있다. 배에 빨판이 있고 특이하게도 커다란 입에 작은 눈이 심퉁맞게 생겼으며 위급하면 몸을 공처럼 부풀려 둥둥 떠다닌다. 마치 올챙이를 뻥 튀긴 듯한 특이한 생김새가 신기하다. 수컷은 살짝 데쳐 꼬득한 식감의 숙회로 주로 먹고 암컷은 알을 빼내 소금에 재웠다가 알찜을 주로 해서 먹거나 혹은 묵은지 두루치기나 탕으로 많이 즐긴다. 노화방지, 시력보호, 야맹증, 뼈와 이 발육에 좋고 피부 거침이나 손톱 갈라짐을 막아준다고 한다. 바닷가 사람들의 겨울철 별미로 한 철에만 맛볼 수 있어 아직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은 거의 없어 사전에 주문하거나 예약을 해야 맛볼 수 있다.



삼세기 [sea raven/shaggy sea raven] 

삼숙이는 쏨뱅이목 삼세기과의 바닷물고기로 표준어로는 삼세기로 불리며 지역에 따라 삼숙이 혹은 멍텅구리(강원), 삼수기 혹은 삼식이(전라), 탱수(경남), 수배기(포항), 꺽주기(경기), 꺽쟁이(서산) 등으로 불린다. 몸은 수많은 사마귀 모양의 돌기로 덮여 있으며 겨울이 제철이며 주로 매운탕으로 요리한다. 11월~3월 산란기에 얕은 바다로 이동해 바위나 동 등에 알을 낳는데, 이 때가 제일 맛있다. 마산에는 생선국인 탱수탕으로 사계절 취급하는 곳이 있다.


꼼치 [Tanaka's snaifish/grassfish]와 물메기 [cubed snailfish]

꼼치 : 쏨뱅이목 꼼치과의 바닷물고기로, 뱀장어목 곰치과의 길다란 바닷물고기인 곰치 [common moray eel]와는 다르다. 꼼치과 안에 분홍꼼치, 원두꼼치, 잉크꼼치, 오코텐 꼼치 등의 꼼치와 아가씨물메기 등 물메기가 포함된다. 12월~2월 얕은 바다로 이동해 해조류 줄기에 주로 알을 낳는데 이 때가 제일 맛있다. 

물메기 : 쏨뱅이목 꼼치과의 바닷물고기로 꼼치와는 사촌격인 바닷물고기다. 생김새가 흉하여 예전에는 잡으면 바로 바다에 버렸는데, 이 때 물메기가 물에 빠지는 소리를 흉내내 물텅벙이라 부르기도 하고 물곰으로 부르기도 한다. 12월~2월 말 산란기에 얕은 바다로 이동해 해조류에 덩어리 형태로 알을 낳는데, 이 때가 제일 맛있다. 자산어보에는 미역어(迷役魚)로 기록되어 있다.

강원도의 별미 꼼치국은 속초, 고성 등의 이북지역은 무와 파를 넣고 얼큰하게, 주문진 이남의 삼척, 울진, 영덕 등은 김치를 넣고 시원하게 끓이는 게 특징이다. 한때는 버려지는 생선에서 지금은 몸값이 상상을 초월할 뿐만 아니라 바닷가 인근의 몇몇 전문점을 제외하고는 물량 마저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다. 강원도에서는 곰치국, 물곰탕, 경남, 충남지역 에서는 물메기탕으로 부른다. 꼼치와 물메기는 쏨뱅이목 꼼치과의 사촌격인 물고기로 '도치와 뚝지'의 비교에서와 마찬가지로, 크게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듯 하다. 뱀방어목 곰치과의 '곰치'와 쏨뱅이목 꼼치과의 '꼼치'는 전혀 다른 바닷불고기로 곰치국의 표기도 정확히는 꼼치국 혹은 물곰탕으로 표기하는 게 옳을 듯 하다. 

경주, 포항 등의 바닷가 지역에서는 일찌기 무를 채로 썰고 물곰을 넣어 지리로 시원하게 국을 끓여서 먹었으며, 한 때 아귀가 귀하고 비싼 시기에 물곰을 아귀로 속여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http://epicure.co.kr/home/%EC%82%AC%EC%98%A4%EC%A0%95 [사오정 (서천 물메기탕)]

물망치, 고무꺽정이 [spinyhead sculpin]

쏨뱅이목 물수배기과의 바닷물고기로 강원도에서는 물망치로 불리지만 '고무꺽정이'가 정확한 표준말이다. 냉수성 어종으로 일본 북부, 알래스카만, 베링해 등의 북태평양에 분포하며 생김새는 삼숙이, 아귀와 비슷하지만 생태 자체가 분명히 다르다. 최대 몸길이 36cm까지 성장한다. 강릉지역에서 탕으로 끓여 별미로 즐기는데, 이 마저도 물망치 이 외의 어떤 정보도 구할 수 없다.



2011년 겨울 에피큐어(www.epicure.co.kr)

2011년 8월 7일 일요일

[속초별미] 옥미식당 - 곰치국의 지존

옥미식당 - 곰치국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속초 아바이마을 갯배 타는 곳 인근 포구에 위치한 집으로, 곰치국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김치가 들어가는 삼척의 곰치국과 달리 무가 들어간 시원한 맛의 곰치국으로 에피큐어들 사이에 자주 회자되는 집이기도 하지요. 사돈집과 함께 지금의 맛을 비교하려고 했지만, 사돈집의 주방이 바뀌면서 예전의 맛을 잃어버린 관계로 아쉽게 옥미식당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요즘은 곰치가 잘 잡히지 않아 곰치국은 1만원에서 1만3천원, 드디어 2만원의 후덜덜한 가격으로 올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지를 속초로 잡은 가장 큰 이유가 곰치국과 자연산회를 즐기기 위해 출발했으니 아침 해장을 겸해 곰치국을 시킵니다. 가격까지 저렴하면 금상첨화지만 그래도 여행지에서 맛보는 별미라 저는 만족합니다. 평소 요리를 하는 고모가 반찬을 챙기는 지라 유난히 입맛이 까다로운 12살 딸이 바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듭니다. 냉소적인 와잎도 마찬가지... 가감없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옥미식당의 곰치국은 서울에서 일부러 찾아와도 후회가 없을 정도의 감동적인 맛입니다. 가격 때문인지 한 팀이 발길을 돌립니다만, 솔직히 맛이나 곰치의 양에 비하면 2만원의 가격도 결코 후회가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구요. 몰론 저렴하면 더 좋겠지만요. 회를 좋아하는 제가 경험한 속초의 자연산 회 보다도 솔직히 훨씬 감동적인 맛이 분명했습니다.

아침이라 손님들은 많지 않습니다. 덕분에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의 곰치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곰치는 검고 큰 놈이 수컷, 붉은 색이 암컷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잡히면 버리던 생선으로 홀대를 받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금치로 불리는 귀족 생선으로 몸값은 고사하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 낙찰받은 곰치가 한 마리 혹은 두 마리 오토바이로 배달이 되어 들어 옵니다. 식사중에 노부부의 말씀을 듣다가 강원도 말투가 아닌 귀에 익은 말투라 여쭤보니 할머니의 고향이 저랑 같습니다. 경북 영덕출신의 할아버지가 전국을 떠돌다가 경주 감포에서 할머니를 만나 당시로는 드물게 연애로 결혼한 사이였구요. 먹고살기 위해 속초에서 시작한 식당이 이제는 에피큐어들이 최고로 손꼽는 식당이 되었지만, 가업을 물려 받을 막내 아들이 생각이 없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시네요. 본인들은 고생고생해서 이 정도의 이름을 얻었지만 자식들은 생각이 없다니 엄청난 손실이지요.

곰치국의 곰치의 양도 장난이 아닙니다. 국물보다 곰치가 많습니다. 고소한 애와 곰치알도 넉넉하구요. 아시겠지만 동태찌개를 시켜도 애는 단골에게만 넣어 준다는 거 잘 아시죠?  반찬 하나하나 모두 수준급입니다. 저희같이 맞벌이 하는 사람들은 남는 반찬을 챙겨가고 싶을 정도로 맛깔스럽습니다. 거의 다 먹을 즈음 국물 더 드릴까? 하시기에 주시면 황송하게 먹겠다고 했더니 헉! 거의 새로 한 그릇을 주시네요. 곰치까지 동일하게...;;;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오랜만에 고향사람 만나서 그렇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십니다. 평소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저 같은 성격은 솔직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곰치를 배달한 오토바이 탄 분과 계산하는 곰치의 값을 가까이서 들은지라 부담은 더 하지요.

암튼 5살 배기 아들까지 4명이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계산을 하고 인사를 드리고 나서는데 할머니가 가을에 오라고 도치탕 맛있게 끓여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실은 전날 저녁 삼성상회에 들려 반드시 맛보려고 했던 도치숙회와 탕, 비단멍게를 맛보지 못해 정말 아쉬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도치탕은 정말 먹어보고 싶네요. 아마이마을 갯배 타는 곳이 근처에 있어 그 곳으로 이동합니다. 88생선구이는 언제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구요. 봉포머구리집도 인근에 위치합니다.

항상 느끼는 부분이지만 동일한 가격에 제대로 맛을 내는 집을 알고 찾는 사람과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탓에 맛집을 파악하지 못하고 같은 돈을 내고 다른집에서 맛보는 사람들을 보면 제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유명한 집이라고 가격이 더 비싼경우도 간혹 있지만 비슷한 가격이 대부분 이구요. 줄을 서는 집들은 맛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저렴한 가격대에 만족도가 높은 식당에서 줄을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인들은 줄을 서거나 손님이 많은 집을 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요. 몰론 상대적으로 실패할 확률은 적지만 반드시 맛있는 별미집은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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