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8일 목요일

[서울/북창동] 송옥 - 한국화 된 일본식 메밀소바 NO 1

송옥 - 저렴하게 한국화 된 일본식 메밀국수(소바)를 맛볼 수 있는 곳

유림면, 미진과 함께 서울의 3대 메밀집으로 알려진 송옥.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맛을 선보이며 에피큐어들 사이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곳입니다. 4명을 맞추어 가지 않으면 낯선 사람과의 강제적인 합석도 각오해야 하는 집으로, 테이블에는 쯔유가 담긴 주전자, 채 썬 파, 무즙이 비치되어 있는 한국화 된 일본식 메밀국수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해 보이는 그런 집입니다. 일본식과 한국식을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은 쯔유(장국)인데, 일본식은 쯔유의 짠맛이 강하고 쯔유가 따로 나와서 찍어먹는 반면 이 집은 주전자에 담긴 쯔유를 작은 그릇에 부어서 담궈서 먹거나 말아 먹을 수 있습니다. 방배동 스바루 스타일의 정통 일본식의 꾸덕꾸덕한 면발이나 염도가 진한 쯔유도 아닌 일반적인 메밀 면발에 달달하면서도 다소 연한 쯔유의 맛으로 한국화 된 메밀국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곳입니다. 그렇다고 의령의 다시식당이나 제일식당의 스타일도 아닙니다. 정통 일본식 메밀소바와 비교해 그 정체성을 가른다면 김치와 기무치를 비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아 무리가 따르겠구요. 보이는 그대로의 맛과 느낌에 충실하는 것이 식도락의 덕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1인분을 시키면 메밀면 두 판이 나와서 양도 넉넉합니다. 메밀 함량이 70% 라고는 하지만 짙은 면의 색에 비해 향은 조금 아쉽습니다. 메밀의 도정 정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데, 아마도 진한 색은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간혹 이름없는 메밀집들은 보리를 볶아 넣어 색을 낸다고도 하는데 뭐 그런 몰지각한 마인드를 가진 집들은 냉정하게 평가를 하면 되겠구요. 이 집은 그럴리야 당연히 없는 집인데, 암튼 쯔유에 비해서는 메밀은 약간은 아쉽습니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메밀이 주재료인 평양냉면이나 막국수와 비교가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단돈 6천원의 송옥 메밀국수(소바)에 비해 반가들이 즐기던 고급스런 평양식 냉면의 가격에는 다소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구요. 서민적이고 투박한 막국수가 분발해야 할 정도의 맛은 분명 합니다.

송옥의 가장 큰 매력은 쯔유를 담은 주전자를 테이블 마다 비치해 쯔유가 미지근하거나 묽어지면 언제든지 보충해 먹을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작은 그릇에 야박하게 나오는 집들은 쯔유를 아껴서 먹느라 제대로 메밀국수(소바)의 맛을 즐기기 어려운데, 이 집은 그 때마다 넉넉하게 부어서 시원하고 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메밀의 독성 때문에 쯔유에는 가급적 무즙을 듬뿍 넣는 게 좋습니다. 유일한 곁반찬인 단무지가 꽤 괜찮은 맛을 내는데, 나오면서 물어보니 단무지 뿐 아니라 모든 재료는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고 합니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신뢰감은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허름한 외관, 협소한 실내, 강제적인 합석이 불편하지만 한가한 시간에 찾으면 문제가 되지 않겠구요. 외관에 비해 실내는 청결하고 사람들이 붐비지만 친절함을 잃지 않아 불편함은 없습니다. 쯔유에 비해 메밀의 향이 약하지만 그래도 가격대비 만족도로 친다면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 스럽구요. 작지만 손님에 대한 배려가 인상적인데, 일 예로 거스름 돈은 기분 좋게 언제나 신권으로 챙겨주는 부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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