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속초별미] 섭(자연산 홍합)해장국의 지존 - 섭죽마을



섭죽마을 - 속초의 별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섭해장국

지인들과 가을 낚시 겸 1박2일 나들이를 속초로 가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휴가를 가자는 이야기에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속초의 맛집들 중에서 첫번째 방문지입니다. 강원도에서는 섭, 담치, 경상도에서는 합자, 열합 등으로 불리는 자연산 홍합인 섭을 이용해 끓인 죽과 해장국으로 명성을 얻은 집입니다. 사새목 홍합과의 섭은 피부를 매끄럽게 가꿔준다고 하여 중국에서는 동해부인()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늦봄에서 여름사이의 산란기에는 맛이 떨어지고 '삭시토닌(Saxitoxin)' 이라는 독소가 있을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게 좋으며 늦겨울에서 초봄이 가장 맛이 좋구요. 빈혈, 허약체질, 식은땀, 현기증, 음위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섭죽은 주로 흰죽으로 나오지만 현지인들은 고추장을 푼 얼큰한 죽으로 많이 찾는다고 하니 주문시 요청하면 되구요. 해장국은 고추장을 푼 얼큰한 스타일의 속풀이로 그만인 해장국입니다. 진한 섭 향이 고추장과 어울려 얼큰함이 일품입니다. 같이 동행한 지인들이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그림쟁이들이라 음식을 가리지 않습니다. 맛에 대한 관용이 과하게 너그럽다는 표현이 더 맞을까요? 손님이 많으면 옆집으로 가면되고 맛집? 그게 그거, 그 맛이 그 맛? 아닌가? 할 정도로 맛에 대해 문외한 지인들과 함께 한 자리라 그 들의 반응이 사뭇 궁금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모두 엄지를 치켜 세웁니다. 맛에 대한 중심을 잡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메뉴별로 가장 유명하다는 집들을 먼저 방문하고 나면 미각의 기준이 비교적 분명해 집니다. 별 특징없는 식당들을 맛집이라고 자신의 블로거에 올려대는 많은 일반인들은 그 이상의 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과오일 뿐 그 이상의 맛을 접하게 되면 기준은 비교적 쉽고 명확하게 정리가 됩니다. 덕분에 소중한 지인들이 이 번 속초의 1박2일 동안 얼마나 변할지가 사뭇 기대가 됩니다. (뒷편을 계속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이 집은 섭 외에도 민들조개로 불리는 째복으로도 유명하구요. 홍게로도 알려졌지만 매스컴에서만 이 집의 홍게에 대해 호들갑을 떨었지 에피큐어(식도락가,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냉랭합니다. 가급적 이 집은 섭으로만 생각하시고 섭에 독소가 생기는 5~9월까지는 째복으로 하시면 누구든 가격대비 만족도가 훌륭한 곳으로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번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런 맛을 보여준 곳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같이 동행했던 지인들이 몇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는 걸 보면 분명히 별 세개 기준으로 보면 별 둘은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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