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5일 월요일

[고성] 백촌막국수 - 강원도 3대 막국수???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고성] 백촌막국수 - ???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인제와 속초를 거치면서 무척이나 만족스러워 하던 가족들과의 휴가 겸 미식여행에서 고성의 백촌막국수는 뭐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적절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동안 귀 동냥이나 에피큐어들의 포스팅을 통해 접해왔던... 그래서 맘 속으로 늘 그려왔던 상상속의 맛과 지금의 현실... 실로암막국수나 강서면옥이 비교가 될까요? 다들 아시겠지만 한때는 고 정주영 회장이 헬기를 타고 일부러 들렸다는 실로암, 청와대 냉면집으로 불릴 만큼 고 박정희 대통령의 사랑을 받던 강서면옥... 예전만 못하다는 평들이 하 나 둘씩 보이다가 이제는 에피큐어들의 기억속에서 점점 멀어져 버린 곳이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손님이 없다거나 맛이 없는 건 절대 아닙니다. 비교 우위에서 멀어져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는 이야기죠.

고성의 이곳 저곳을 돌아보고 화진포의 김일성, 이승만, 이기붕 별장을 차례로 돌아보고 화진포 김일성 별장 앞 해변에서 제법 큼직한 성게도 여러 마리를 잡고 이틀째 휴가를 보내었습니다. 달달한 느낌의 화진포막국수를 들를까 하다가 이왕이면 강원도 3대 막국수집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언젠가 부터 맛이 변했다는 이야기도 여러번 들었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묘한 심리? 이해하시죠? 암튼 들리고 싶은 여러 집들을 물리고 백촌막국수로 방향을 잡습니다.

거진항의 물회도 제비호식당도 포기하면서 적어도 저녁 7시 30분 까지는 도착해야 맛볼 수 있다기에 부랴 부랴 달려갔습니다. 막국수와 편육이 나왔습니다. 그냥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렇게 까지 급하게 달려왔는가? 라는 생각이 문득 스칩니다. 일반인들은 막국수가 뭐 해봐야 그냥 막국수지 하시겠지만 한식 중에서도 가장 마니아 층이 두터운 음식이 평양식, 황해도식 물냉면이 되겠구요. 그 다음은 적어도 막국수가 꼽힐 정도로 마니아 층이 두텁습니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맛집이 많은 지역 하면 전라도를 생각하시겠지만 사실은 틀렸습니다. 강원도 입니다. 몰론 동해안의 별미도 많겠지만 강원도 구석구석에서 나름의 색깔과 공력을 자랑하는 막국수집들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주 재료가 메밀이라는 공통점으로 평양, 진주, 황해도식 냉면과는 뿌리가 비슷한 막국수지만 양반들이 즐겼던 냉면에 비해 투박하고 소박한 맛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백촌막국수는 명성이나 제가 가졌던 기대치에 비해 실망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이 집을 처음 찾았으니 이 전의 맛을 비교할 수 없어서 정확한 판단은 어렵습니다만 지금의 맛이라면 일부러 찾을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은 분명합니다. 그 나마 위안이 되었던 건 백김치와 단맛이 옥에 티였지만 그래도 명태 회무침 이었습니다. 몰론 백촌의 특징이 메밀면이 가늘어 특성상 쉬 불을 수 있고 면과 양념, 동치미 국물이 따로 나와 손님이 취향에 따라 선택되는 양념의 비율에 맛이 좌우 될 수 있는 개연성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비율로 다 맛을 봤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감동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식도락을 좋아하시는 마니아 분들은 느껴 보셨으리라 생각이 됩니다만, 드물지만 처음 음식을 접하는 순간은 몰론이고 식사 중 내내 혹은 그릇을 다 비우고 나서도 멍할 정도의 묘한 감흥을 지울 수 없어 자리를 쉬 뜨지 못하거나 식당 주변을 서성이게 되는... 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는 충분히 이해를 하시리라 믿습니다.

한동안 에피큐어들 사이에 강원도 3대 막국수집으로 회자되기도 했던 백촌막국수가 옛 명성과 영광을 회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에피큐어들 입장에서도 고성의 지역적 입장에서도 명백한 손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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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8일 월요일

[속초/동명항활어센타] 삼성상회 - 100% 자연산 회, 돌삼치&꽃새우

[속초] 동명항활어센타 - 수협에서 관리하여 자연산 회를 믿고 맛볼 수 있는 곳(10호 삼성상회)

속초는 동명항 인근에 제대로 된 맛집들이 꽤 있습니다. 곰치국으로 유명한 옥미식당, 사돈집, 물회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봉포머구리집도 있구요. 아바이 마을도 가까워 함경도식 회국수로 유명한 단천식당 등 가까운 거리에 제법 있습니다. 옥미식당에서 푸짐하게 곰치국을 맛 봤으니 오늘 저녁은 자연산 회를 믿고 맛볼 수 있는 동명항활어센타를 찾아 삼성상회로 직진 합니다. 아시겠지만 동명항활어센타는 수협에서 관리하여 양식을 팔다가 적발이 되면 영구 퇴출되는 시스템이라 일단 믿을 수 있습니다.

동명항에서도 에피큐어들 사이에 이미 소문이 날대로 난 10호 삼성상회는 워낙 장사가 잘되는 집이라 그런지 다른집에 비해서 이미 물건이 눈에 보이게 줄었습니다. 돌삼치(쥐노래미), 망챙이(고무꺽정이), 전복치(미역치), 빨간색이 인상적인 나비노래미(잠자리고기) 등이 눈에 들어 옵니다. 그래도 이 집을 목표로 달려 왔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권하는 대로 돌삼치(쥐노래미)를 시킵니다. 잡어회의 두배 가격이지만 속초까지 왔으니 서울에서 맛보지 못하는 횟감으로 골라야지요. 큰 놈이 없습니다. 돌삼치와 5살 아들을 위해 오징어를 골랐습니다. 외에 꽃새우, 광어, 미주구리, 참가자미와 매운탕까지 듬뿍 담아 주십니다. 도치는 철이 아니라 처음부터 생각을 안했지만, 황제멍게로 불리는 비단멍게가 없어서 무척 아쉽네요.

속초지역의 방언으로 돌삼치라 부르는 이 횟감은 쏨뱅이목 쥐노래미과의 물고기로 쥐노래미가 정확한 표준어 이구요. 노래미와 놀래기를 많이 혼동하시는데, 농어목의 놀래기과의 놀래기와는 전혀 다른 물고기 입니다. 지역에 따라 돌삼치, 석반어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물고기로 몸길이는 30~45cm 정도에 다섯 개의 줄이 있으며, 등에 3개, 몸통과 배에 각각 1개씩 있지요. 산란기는 11~12월이며 대부분은 산란기에 맛이 있지만, 이 돌삼치는 여름철에 잡히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합니다. 할복을 맡기고 야채와 양념장을 구매하고 2층에 자리를 잡습니다. 회는 사진에 보이는 것 보다 실제 먹다보면 양이 꽤 됩니다. 고향이 경주인지라 자연산 막회는 비교적 익숙하여 저랑 결혼한 서울 출신의 와잎도 딸도 회는 잘 먹습니다. 꽃새우는 독도새우로 불리기도 하는 귀한 새우로 서울에서는 구경하기도 힘들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에 쉽게 맛보기 힘든 별미로 그 맛은 쉽게 잊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아직 5살 짜리 아들이 잘 먹지 못해서 아쉽지만요.

아무리 자연산이라고 해도 무조건 맛있는 건 아닙니다. 참치도 그렇지만 대개 횟감으로는 큰 생선이 맛있습니다. 광어의 경우는 양식이라고 해도 2.5kg 이상이 씹었을 때 육질이 좋고 입안에서 단맛이 돕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작은 자연산 보다는 양식이라도 큰 놈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아니 실제로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서비스로 나온 자연산 광어와 홍대입구역 인근 연남동 향미 옆의 시로구마에서 나오는 2.5kg 양식산 광어로 만든 3만5천원 짜리 사시미의 맛과 비교해도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팔둑만한 돌삼치는 한 번도 보지를 못했습니다만 생선은 큰 놈이 맛있는 법인데 아쉽네요. 또 한가지 아쉬움은 귀한 자연산을 할복하는 아주머니들의 전문적이지 못한 점이 무척 아쉽습니다. 회는 칼맛이 중요한데, 솔직히 세꼬시 막회니 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막 썰다 못해 쥐어 뜯은 듯한 부분은 어찌 아쉽지 않겠습니까? 칼이라도 잘 갈아서 귀한 자연산에 걸 맞게 제대로 다루어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맨바닥에 여럿이 둘러 앉아 막 썰어 나오는 회가 맛있을 수는 없지요. 물기나 생선의 피를 면천으로 깨끗이 제거하는 정성이 필요한데, 정말 말 그대로 막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횟감일 지라도 할복 과정은 반드시 전문성을 요하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블로거들 중에 가장 객관적인 평을 보여주고 있는 비밀이야님의 포스팅에도 매운탕은 맛있다는 평입니다만, 솔직히 아쉽게도 저는 그렇게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집 미각 종결자인 딸은 더 냉정하구요. 삼성상회 사장님이 챙겨 주신 넉넉한 재료에 비해 매운탕은 달달하고 뭔가 2% 부족합니다. 주방의 전문성이 부족한 탓일까요? 암튼 삼성상회의 횟감을 고르면서 느꼈던 기대나 감동은 할복하는 과정이나 매운탕에서 결과적으로는 추가적인 감동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동명항 활어센타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될 수도 있겠구요. 암튼 다음에는 삼성상회에서 횟감을 골라 근처의 팬션에서 직접 회를 뜨고 매운탕을 끓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생각입니다. 이 정도면 얼마나 아쉬움이 크게 작용했는지 이해가 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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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7일 일요일

[속초별미] 옥미식당 - 곰치국의 지존

옥미식당 - 곰치국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속초 아바이마을 갯배 타는 곳 인근 포구에 위치한 집으로, 곰치국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김치가 들어가는 삼척의 곰치국과 달리 무가 들어간 시원한 맛의 곰치국으로 에피큐어들 사이에 자주 회자되는 집이기도 하지요. 사돈집과 함께 지금의 맛을 비교하려고 했지만, 사돈집의 주방이 바뀌면서 예전의 맛을 잃어버린 관계로 아쉽게 옥미식당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요즘은 곰치가 잘 잡히지 않아 곰치국은 1만원에서 1만3천원, 드디어 2만원의 후덜덜한 가격으로 올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지를 속초로 잡은 가장 큰 이유가 곰치국과 자연산회를 즐기기 위해 출발했으니 아침 해장을 겸해 곰치국을 시킵니다. 가격까지 저렴하면 금상첨화지만 그래도 여행지에서 맛보는 별미라 저는 만족합니다. 평소 요리를 하는 고모가 반찬을 챙기는 지라 유난히 입맛이 까다로운 12살 딸이 바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듭니다. 냉소적인 와잎도 마찬가지... 가감없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옥미식당의 곰치국은 서울에서 일부러 찾아와도 후회가 없을 정도의 감동적인 맛입니다. 가격 때문인지 한 팀이 발길을 돌립니다만, 솔직히 맛이나 곰치의 양에 비하면 2만원의 가격도 결코 후회가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구요. 몰론 저렴하면 더 좋겠지만요. 회를 좋아하는 제가 경험한 속초의 자연산 회 보다도 솔직히 훨씬 감동적인 맛이 분명했습니다.

아침이라 손님들은 많지 않습니다. 덕분에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의 곰치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곰치는 검고 큰 놈이 수컷, 붉은 색이 암컷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잡히면 버리던 생선으로 홀대를 받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금치로 불리는 귀족 생선으로 몸값은 고사하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 낙찰받은 곰치가 한 마리 혹은 두 마리 오토바이로 배달이 되어 들어 옵니다. 식사중에 노부부의 말씀을 듣다가 강원도 말투가 아닌 귀에 익은 말투라 여쭤보니 할머니의 고향이 저랑 같습니다. 경북 영덕출신의 할아버지가 전국을 떠돌다가 경주 감포에서 할머니를 만나 당시로는 드물게 연애로 결혼한 사이였구요. 먹고살기 위해 속초에서 시작한 식당이 이제는 에피큐어들이 최고로 손꼽는 식당이 되었지만, 가업을 물려 받을 막내 아들이 생각이 없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시네요. 본인들은 고생고생해서 이 정도의 이름을 얻었지만 자식들은 생각이 없다니 엄청난 손실이지요.

곰치국의 곰치의 양도 장난이 아닙니다. 국물보다 곰치가 많습니다. 고소한 애와 곰치알도 넉넉하구요. 아시겠지만 동태찌개를 시켜도 애는 단골에게만 넣어 준다는 거 잘 아시죠?  반찬 하나하나 모두 수준급입니다. 저희같이 맞벌이 하는 사람들은 남는 반찬을 챙겨가고 싶을 정도로 맛깔스럽습니다. 거의 다 먹을 즈음 국물 더 드릴까? 하시기에 주시면 황송하게 먹겠다고 했더니 헉! 거의 새로 한 그릇을 주시네요. 곰치까지 동일하게...;;;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오랜만에 고향사람 만나서 그렇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십니다. 평소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저 같은 성격은 솔직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곰치를 배달한 오토바이 탄 분과 계산하는 곰치의 값을 가까이서 들은지라 부담은 더 하지요.

암튼 5살 배기 아들까지 4명이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계산을 하고 인사를 드리고 나서는데 할머니가 가을에 오라고 도치탕 맛있게 끓여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실은 전날 저녁 삼성상회에 들려 반드시 맛보려고 했던 도치숙회와 탕, 비단멍게를 맛보지 못해 정말 아쉬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도치탕은 정말 먹어보고 싶네요. 아마이마을 갯배 타는 곳이 근처에 있어 그 곳으로 이동합니다. 88생선구이는 언제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구요. 봉포머구리집도 인근에 위치합니다.

항상 느끼는 부분이지만 동일한 가격에 제대로 맛을 내는 집을 알고 찾는 사람과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탓에 맛집을 파악하지 못하고 같은 돈을 내고 다른집에서 맛보는 사람들을 보면 제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유명한 집이라고 가격이 더 비싼경우도 간혹 있지만 비슷한 가격이 대부분 이구요. 줄을 서는 집들은 맛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저렴한 가격대에 만족도가 높은 식당에서 줄을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인들은 줄을 서거나 손님이 많은 집을 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요. 몰론 상대적으로 실패할 확률은 적지만 반드시 맛있는 별미집은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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