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하면 신병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하는 바로 그 인제, 원통, 양구와 함께 남한땅의 오지 중의 오지에 속하는 지역입니다. 몰론 지금은 사통팔달 도로망이 뚫리면서 옛 이야기가 되었지만요. 황태와 막국수, 산채, 산초두부가 유명한 동네입니다. 오늘은 속초로 향하는 길에 에피큐어들 사이에 황태국의 지존으로 회자되는 용바위식당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남한땅에 최초로 황태덕장이 생긴 용대리에 위치한 곳으로 황태요리를 처음 선보인 원조집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게 처음 요리를 선보인 원조집들이 이 후에 생겨난 집들에게 맛에서 밀리고 남 좋은 일만 시키고 맛에서 밀리거나 쇠락하는 식당이 없지 않습니다만, 이 집은 아직까지는 황태국에 있어서는 최고봉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서울에서 맛 본 황태국과 비교할 수 없는 공력을 느낄 수 있지요.
월남한 함경북도 출신의 나종호 씨가 1961년 남한에서 처음으로 황태덕장을 만든 이후 이어 다른 함경도 출신의 사람들이 함께 시작하여 대관령황태덕장마을이 탄생하게 된 곳으로, 전국에서 생산되는 황태의 70%를 생산하는 동네가 바로 인제의 용대리 입니다. 경춘고속도로를 따라 가다가 끝나는 지점에서 44번, 다시 46번도로를 따라가면 바로 나오는 곳으로 에피큐어들 사이에 황태국으로는 최고로 꼽히는 용바위식당과 황태구이가 유명한 진부령식당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구요. 오늘은 아침식사 겸 해장을 위해 오로지 용바위식당을 목표로 달려 왔습니다. 덕장을 직접 운영하며 식당에서 필요한 황태를 조달하고 있어 드셔보시면 아시겠지만 황태가 넉넉합니다. 반찬도 하나하나 맛깔스럽구요. 그렇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감히 지존급이라 부를 수 있는 황태국에 비해 구이는 지극히 평범합니다. 가급적 이 집에서는 황태국에 올인하시는 것이 비용도 줄이고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듯 합니다. 저도 황태국을 좋아해서 많이 끓여 봤습니다만 제대로 맛을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거든요.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제가 맛 본 황태국 중에는 단연 최고로 생각이 됩니다. 더 맛있는 데가 있으면 알려주시구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맑은 국물이 아닙니다. 뽀얀 국물에 깊고 진한 맛은 저로서는 감히 이 맛을 재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요즘들어 식당들이 너도나도 맛집이라 부르는 데는 동의하기도 어렵지만 솔직히 몹시 씁쓸합니다. 한 때는 '욕쟁이 할머니', '원조집'에 웃지 못할 '진짜 원조집'이 등장하고... 지금은 '맛집'...?? 맛집이라 부를 수 있는 집은 적어도 일반인들이 범접할 수 없는 맛을 내거나 적어도 일반 가정집에서 따라하기 힘든 공력을 가진 집을 맛집이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평범하게 맛집이라고 구분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맛집을 구분할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야 겠지요. 맛집... 이 평범해진 이름을 대체 할 좀 더 차별화 된 구체적인 이름이 어디 없을까요?
참! 황태가 여름에는 벌레가 생기는 거 아시죠? 저온창고에 잘 보관한 황태가 아니면 여름철에는 황태나 북어 저는 먹지 않습니다. 여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덕장을 운영하는 전문점이니 적어도 저온 창고에 잘 보관한 황태를 사용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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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매바위? 암튼 용바위식당에서도 보이고... 용대리 입구 매바위식당 뒤의 인공폭포를 구경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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